◆비타민, 칼슘의 '보고(寶庫)'
기온이 오르고 활동량이 많아지는 봄에는 인체의 신진대사가 왕성해지면서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한다. 하지만 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신진대사에 불균형이 생겨 춘곤증이나 만성피로가 나타난다. 강은희 서울아산병원 영양팀장은 "봄나물에는 일일 권장 섭취량 이상의 풍부한 비타민과 무기질이 들어 있어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쑥 나물 1접시(50g)에는 성인 일일 권장 섭취량보다 2배쯤 많은 비타민A가 들어있다. 냉이와 미나리 1접시(50g)에도 일일 권장 섭취량 절반 수준의 비타민A가 들어있다.
안수용 강원도농업기술원 특화작물시험장 연구관은 "냉이, 부추, 쑥, 미나리, 곰취 등에는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을 도와 신체 활력을 증진시키는 비타민 B₁이 많다"고 말했다. 체내 독소를 제거하고 지방이나 당분을 연소하는 데 필요한 비타민 B₂는 두릅, 고비, 도라지, 부추 등에 많다. 노화를 방지하고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C는 달래, 냉이에 풍부하다. 봄나물에는 우유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칼슘도 들어 있다. 우유는 100g당 칼슘 함유량이 100㎎이지만 미나리는 180㎎, 달래는 169㎎, 냉이는 116㎎이 들어 있다.
◆쓴맛 내는 사포닌과 치네올, 소화촉진에 좋아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속담처럼 상당수의 봄나물이 쌉쌀한 맛을 낸다. 사포닌 성분 때문이다. 사포닌이 많이 든 인삼 맛이 쓴 것과 마찬가지이다. 더덕, 도라지, 미나리, 냉이, 두릅, 질경이 등이 사포닌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사포닌은 혈소판의 응집을 억제해 혈액 흐름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영양분 흡수와 소화를 촉진하고 식욕을 돋우는 역할도 한다. 맹원모 맹화섭한의원 원장은 "쓴 맛을 한의학에서는 고미(苦味)라고 부른다. 고미는 식욕을 불러일으키고 신장 등 몸의 장기를 건강하게 하며 기운을 맑게 하는 작용도 한다"고 말했다.
쑥 등에 들어 있는 치네올 성분도 쓴맛을 낸다. 변기원 변한의원 원장은 "치네올은 소화액 분비를 촉진시킨다. 쓴맛은 늘어져있는 위장 기운에 활력을 주고, 위장의 습기와 열기를 가라앉혀 음식의 소화를 돕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