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부람풀’이라는 이름에 이미 답이 있다
괭이밥은 종기(腫氣)와 염증을 삭이고 체질을 바꾸어 주는 능력이 있어 암 치료약으로도 매우 뛰어난 효능이 있다.
괭이밥에 들어있는 옥살산이나 구연산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항암작용이 있다.
암은 산소부족과 산성독(酸性毒)으로 인해 생기는 일종의 종기이고 염증이다.
괭이밥을 먹으면 세포에 산소 공급을 늘려서 암세포가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고 굶어 죽는다.
간암, 폐암, 피부암, 위암, 혀암, 구강암, 직장암, 뇌종양 등 갖가지 암에도 김치를 담가서 먹거나 생즙을 내서 먹으면 효과가 아주 좋다.
실제로 여러 가지 암을 괭이밥 김치와 괭이밥을 생으로 무친 나물, 괭이밥을 말려서 만든 알약 같은 것을 꾸준히 먹고 고친 사례가 여럿 있다. 암이라는 질병 역시 무서운 병도 아니고 고치기 어려운 병도 아닌데 고치기 어렵다고만 하다 보니 세상에서 제일 독하고 무서운 병이 되어 버렸다.
백혈병, 간경화증, 간염, 혈소판감소증(血小板減少症), 갖가지 암 등에는 잎과 줄기를 말려 가루 내어
알약을 만들어 두고 먹는 것이 좋다. 괭이밥은 봄에서 가을까지는 신선한 잎과 줄기를 쉽게 구할 수 있으나
겨울철에는 잎과 줄기가 말라죽으므로 구할 수 없다.
그러므로 봄부터 가을까지 틈이 날 때마다 신선한 잎을 따서 그늘에서 말려 가루 내어 꿀을 약간 섞어서 녹두알 만하게 알약을 만들어 보관해 두고 한 번에 30-50알씩 하루 두 번이나 세 번 따뜻한 물과 함께 먹는다.
괭이밥은 낮에는 잎을 활짝 폈다가 밤이 되면 잎을 모아서 잠을 자는 성질이 있다.
자귀나무 잎 역시 밤이 되면 잎을 모아서 잠을 잔다.
이처럼 잠을 자는 식물은 대개 사람의 불면증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사람이 괭이밥을 먹고 나면 졸음이 와서 꾸벅꾸벅 졸게 된다. 그래서 괭이밥을 경상도 일부 지방에서는 ‘자부름풀’이나 ‘자부람풀’이라고 부른다.
‘자부럼’이나 ‘자부람’은 졸음의 경상도 사투리다. ‘졸음이 온다’는 말을 경상도에서는 ‘자부름이 온다’고 한다.
그러므로 ‘자부럼풀’이나 ‘자부람풀’은 곧 ‘졸음이 오게 하는 풀’이라는 뜻이다.
이름만 들어도 단번에 불면증을 치료하는 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의학이란 것이 이처럼 쉬운 것이다. ‘괭이밥’이나 ‘승아’나 ‘자부람풀’이라고
우리 조상들이 붙여 준 이름에 이미 답이 나와 있거늘 더 무엇을 알려고 애쓸 필요가 있겠는가!
괭이밥은 햇볕이 나면 잎을 활짝 열어 깨어 있다가 햇볕이 없을 때에는 잎을 오므려 닫고 잠을 잔다.
밤에 꽃잎을 열고 낮에 꽃잎을 닫는 박꽃이나 분꽃, 달맞이꽃 같은 것과는 정반대로
철저하게 ‘밝음지향성’을 지니고 있는 풀이다. 그런 성질 때문인지 마음을 밝고 차분하며 편안하게 하는 작용이 있어서
불면증이나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에 아주 좋다.
안 졸릴 때 먹으면 졸리게 하고, 우울할 때 먹으면 마음을 밝고 명랑하게 한다. 잎과 줄기를 생즙을 내어 먹거나 김치를 담가서 먹으면 잠을 깊이 잘 수 있다. 괭이밥을 그늘에서 말려 가루 내어 알약을 지어서 묏대추차와 같이 먹으면 불면증에 효과가 더욱 좋다. 스트레스와 고민으로 잠을 못 이루는 밤이 많은 요즘 사람들한테 뭇 시름을 잊게 해 주는 선약(仙藥)이 바로 ‘자부람풀’이 아니겠는가.
남방부전나비 애벌레가 괭이밥만 먹는 이유는?
괭이밥(Oxalis corniculata)은 괭이밥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대개 뜰이나 마당가, 풀밭, 텃밭 등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저절로 나서 드문드문 떼를 지어 자란다.
잎이 조그마하고 키도 작으며 바닥에 붙어 자라므로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도 않는다.
줄기는 땅을 기거나 또는 10센티미터 안팎의 높이로 비스듬하게 서서 자라며 많은 가지를 쳐서 땅을 덮는다.
잎은 서로 어긋나게 나는데 하트 모양의 잎 세 개가 가운데로 모여서 붙어 있고 가장자리는 톱니가 없이 밋밋하다.
잎은 대개 약간 노란빛이 감도는 초록빛인데 더러 보랏빛이나 붉은 색이 나는 것도 있다.
뿌리에 둥글고 한쪽 끝이 뾰족하게 생긴 구근이 달린다.
괭이밥은 사람을 매우 좋아하고 따르는 풀이므로 도심 한가운데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약간 물기가 있는 담장 밑, 길옆, 벽 틈, 시멘트가 갈라진 틈 같은 곳에서 저절로 나서 자란다.
난이나 꽃을 심은 화분 같은 데에도 저절로 나서 자라기도 한다.
난을 심는 화분에 넣는 흙은 수백 도로 가열해서 구워 알맹이 상태로 만든 것인데 그 흙을 다시 깨끗하게 물로 씻어서 화분에 담고, 몇 십 미터 안에 다른 풀이 없는 실내에 두어도 어느 틈엔가 괭이밥이 저절로 나서 자라는 것을 보면 대체 이 풀의 씨앗이 어디서 오는지를 알 수가 없다.
아마 종자 없이 뿌리와 줄기와 잎이 먼저 생겨나서 그 다음에 꽃이 피어서 씨앗을 맺는 것이라고밖에 달리 생각할 수가 없다.
여섯 모가 나고 성냥개비보다 작으면서 오이처럼 길쭉하게 생긴 씨앗꼬투리를 살짝 건드리기만 하면 폭탄이 터지듯이 툭 터져서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갈색 씨앗이 수십 개가 튀어나와 1미터 넘게 사방으로 흩어진다. 씨앗을 받아보려고 꼬투리를 살짝 건드려 보았더니 씨앗이 제멋대로 마구 튀어나와서 눈과 코로 사정없이 들어오는 바람에 한참 애를 먹고 난 뒤에야 씨앗을 조금 받을 수 있었다. 씨앗을 제대로 받으려면 주머니나 비닐봉지를 뒤집어 씌워서 흔들어서 받으면 된다.
이처럼 건드리기만 하면 씨앗 꼬투리가 터져 씨앗이 사방으로 흩어져 버리는 까닭에 하늘을 나는 새라고 한들 이 씨를 먹을 수가 없을 것이니 대체 이 풀의 종자가 어떻게 수십 리 떨어진 깊은 산속까지 가서 번식하는지 알 수가 없다. 실로 불가사의한 풀이다.
괭이밥이 사람을 그토록 좋아해도 사람은 괭이밥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지만 괭이밥을 좋아하여 괭이밥이 없으면 죽고 못 사는 곤충이 따로 있다. 바로 남방부전나비다.
괭이밥 위로 부전나비들이 여럿 날아다니다가 꽃이나 잎에 앉아 슬금슬금 날개를 비빈다.
이 나비는 옛 사진첩에서 쓰던 사진 네 귀퉁이를 고정시키는 하트 모양의 부전을 닮았다고 하여 부전나비라는 이름이 붙었다. 부전나비는 나비 중에서 가장 흔한 나비로,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나비 열 마리 중에서 네다섯 마리는 부전나비 종류라고 보면 된다.
부전처럼 작고 앙증맞은 부전나비는 괭이밥 잎에 날아와 앉기를 즐긴다. 잎자루 끝에 세 장씩 붙어 있는 괭이밥의 잎도 꼭 부전처럼 생겼다. 남방부전나비는 괭이밥의 잎에 알을 낳고,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괭이밥 잎을 야금야금 갉아먹으면서 자란다.
남방부전나비는 애벌레로 겨울을 난다. 괭이밥 가까운 둘레에 있는 작은 돌 틈이나 낙엽 밑에 붙어서 겨울잠을 자고,
이듬해 봄에 괭이밥 새싹이 돋아나면 깨어나서 새잎을 먹으며 자라다가 번데기로 탈바꿈을 하고 날개돋이를 해서 어른벌레가 된다.
남방부전나비 애벌레는 오직 괭이밥 잎만 뜯어먹고 산다. 그러나 남방부전나비가 괭이밥에 해만 끼치는 것은 아니다. 애벌레는 괭이밥 잎을 뜯어먹고 자리지만, 탈바꿈하여 나비가 되면 괭이밥 꽃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면서 꽃가루받이를 도와주어서 잎을 먹은 값을 톡톡히 치른다.
몸도 마음도 닦아 다 같이 빛나게 하는 풀
괭이밥 씨를 받아서 심으면 싹이 잘 난다. 텃밭에 심어 두고 나물로 먹으면 좋다.
작은 하트를 세 개씩 모아놓은 듯한 잎 모양도 사랑스럽고, 노랗고 조그마한 꽃이
봄부터 가을까지 끈덕지게 피어나서 보기에 늘 귀엽다.
괭이밥은 애기괭이밥, 괭이밥, 큰괭이밥, 자주괭이밥, 흰괭이밥, 선괭이밥 등 종류가 많다.
서양에는 잎이 아주 커서 손바닥만한 것도 있고, 페루나 볼리비아 같은 남미의 고산지대에는
뿌리에 감자처럼 큰 괴경이 달리는 종류도 있다.
페루에서는 안데스괭이밥의 덩이뿌리를 오카(oca)라고 하는데 맛이 좋고 영양이 풍부해서
감자와 마찬가지로 매우 중요한 식량자원의 하나로 여긴다.
오카는 괴경의 빛깔이 흰 것, 밝은 노랑색인 것, 붉은 것, 자줏빛이 나는 것, 분홍빛이 나는 것 등 색깔과 품종이 다양하고 탄수화물, 단백질, 회분, 인, 철, 비타민 C 같은 영양소가 풍부하여 페루나 불리비아의 고산지대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 굽거나 삶거나 튀겨 먹을 수도 있고 샐러드로 먹기도 한다. 최근에는 갖가지 성인병에 좋다고 하여 건강식품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인기가 높아가고 있다.
괭이밥은 잎 모양이 완벽하다고 할 만큼 하트 모양을 그대로 쏙 빼닮았다. 그래서 잎이 넓은 원예용 품종을 일러 사랑초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랑초에는 서양에서 들여 온 원예용 품종이 꽤 여럿 되는데, 잎이 자줏빛이 나는 것과 붉은 빛이 나는 것 등이 있고 녹색 잎에 자줏빛 얼룩무늬가 있는 것도 있다.
괭이밥의 잎은 낮에는 활짝 펴졌다가 저녁이면 잎을 닫아 오므린다. 구름이 끼거나 비가 오면 낮에도 잎을 오므리고 펴지 않는다. 괭이밥은 햇빛에 매우 민감하여 햇빛의 강약에 따라 잎을 오므렸다 폈다 하는 성질이 있다.
잎을 오므렸을 때에는 세 개의 잎 모두가 고개를 푹 숙이고 마치 잠을 자는 것처럼 보인다. 잠을 자는 잎을 보면 마치 나비가 살포시 내려앉아 날개를 접고 있는 것과 같다.
괭이밥은 햇볕을 매우 알뜰하게 활용한다.
괭이밥은 해가 질 때나, 흐리고 비가 내릴 때면 잎을 닫는데 이는 잎에서 열이 발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이다.
잎뿐 아니라 꽃잎도 날씨에 따라 열고 닫는다.
흐리거나 비가 내릴 때는 꽃잎을 열지 않고 심지어는 햇볕이 나도 그늘에 가릴 때에도 꽃잎을 열지 않는다.
그 이유는 햇볕이 없을 때에는 꽃가루받이를 해 줄 중매쟁이 곤충이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괭이밥은 늘 잎을 펼치거나 꽃을 피운 채로 있지 않는다.
햇볕이 나고 드는 것을 잘 살펴서 벌이나 나비가 찾아올 만하면 꽃잎을 열고,
찾아오지 않을 것 같으면 꽃잎을 닫아서 에너지를 절약한다.
그렇게 절약해서 모은 에너지를 오이처럼 생긴 씨앗 꼬투리에 모아 두었다가 씨앗이 잘 익으면 마치 미사일을 터뜨리듯 한 번에 폭발시켜 그 안에 가득 들어있는 씨앗들을 멀리까지 퍼뜨린다.
씨앗마다 작은 용수철 같은 것이 붙어 있어서 씨앗을 대포알처럼 멀리 날려 보내는 것이다.
괭이밥은 밝음과 어두움에 매우 민감하여 빛의 강약에 따라 꽃잎을 여닫는다. 밤에 닫고, 새벽에는 열고, 해가 뜨면 닫는다. 저녁 무렵 해가 지면 다시 열고, 밤이 되면 다시 닫는다. 그러나 흐린 날에는 열고, 비가 내려도 연다. 맑은 날에는 한 낮에 잠을 자고, 밤에도 잔다.
꽃잎은 새벽과 저녁에는 닫고, 낮에는 맑거나 흐리거나 상관없이 낮에는 연다.
그러나 낮이라도 비가 오면 닫는다. 괭이밥이 꽃잎을 열고 닫는 것이 제멋대로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나비나 벌 같은 곤충과 관계가 깊다. 괭이밥은 매우 민감하고 영리한 풀이다. 일기를 잘 살펴서 꽃가루를 운반해 줄 곤충이 찾아올 것 같으면 문을 활짝 열어놓고, 찾아오지 않을 것 같으면 문을 닫아 잠근다.
괭이밥은 맛이 시고 짜다. 괭이밥의 잎과 줄기에는 옥살산(oxalic acid)을 비롯하여 구연산, 주석산, 사과산, 시타르산, 타르타르산, 숙신산염(succinic salt), 말산(malic acid) 등 신맛과 짠맛이 나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들 성분들이 갖가지 해로운 균을 죽이는 작용을 한다. 실제로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괭이밥을 응애나 진딧물을 퇴치하는데 쓴다. 괭이밥은 신맛이 있어서 이를 먹는 벌레가 별로 없고 소나 염소 같은 초식동물도 먹지 않는다.
괭이밥의 학명인 옥살리스 코르니퀼라타(Oxalis corniculata)에서 속명인 옥살리스(Oxalis)는 희랍어로 ‘신맛이 난다’는 뜻이다. 신맛의 주성분인 옥살산은 수산(蓚酸)이나 ‘싱아산’이라고도 부르며 시금치, 수영, 싱아, 소루장이 등에도 들어 있다. 옥살산은 옷이나 금속에 묻은 얼룩이나 녹을 없애는 작용이 있어서 세제나 표백제로 널리 쓴다. 옥살산은 염색할 때 쓰는 매염제나 목재나 금속기계를 표백하거나 세척하는 세정제 등으로 쓸모가 많다.
괭이밥으로 녹슨 동전을 문질러 닦으면 지저분한 때가 말끔하게 지워져서 번쩍번쩍 황금처럼 윤이 난다.
그래서 괭이밥을 황금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옛날 사람들은 놋그릇을 닦아서 윤이 나게 하는 데 괭이밥을 많이 썼다. 괭이밥으로 청동거울을 닦으면 거울 표면이 매끈하게 되는데, 그렇게 하면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의 얼굴이 거울 속에 환하게 나타난다는 옛말이 있다.
그렇다면 오늘 집에 가서 녹슨 옛 거울을 꺼내어 괭이밥으로 정성스레 닦아볼까. 혹여 오매불망(寤寐不忘) 그리워하는 옛님 모습 다시 볼 수 있으려나. 아니 더러워진 거울보다는 오욕(五慾)에 물든 마음을 먼저 닦아야 하리라. 그래서 괭이밥의 꽃말이 ‘빛나는 마음’이다. 괭이밥은 단순히 녹슨 동전이나 거울을 닦아서 환하게 하는 풀이 아니라 ‘사람의 몸과 마음을 닦아서 안팍이 모두 밝고 깨끗해져서 빛이 나게 하는 풀’이다.
괭이밥으로 백혈병을 고친 사연
한의학에서는 괭이밥을 초장초(酢漿草)라고 부른다. 초처럼 신맛이 나는 풀이라는 뜻인데 그보다는 나물 비빔밥에 초장 대신 넣어 먹을 수 있어서 붙인 이름이 아닐까. 그 밖에도 시금풀, 시금초, 괴싱아, 산거초(酸車草), 산모초(酸母草), 산장초(酸漿草)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괴싱아나 싱아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괴싱아’는 ‘고양이싱아’의 줄임말이기도 하지만 괭이밥을 ‘수영’이나 ‘싱아’를 잘못 알고 부르는 이름이다. 어떤 지방에서는 열매가 작은 오이처럼 생겼다 하여 오이풀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북한에서는 ‘괭이밥풀’이라고 부른다.
예로부터 한의학이나 민간에서 황달, 간염, 부종, 소변이 잘 안 나오는 데, 변비, 염증, 출혈, 태독(胎毒), 습진, 불에 덴 상처, 치질, 피부 부스럼, 옴, 가려움증, 여성들의 냉증 등을 치료하는 약으로 드물게 썼다. 옛날에 여인네들이 손톱에 봉숭아꽃물을 들일 때에도 백반 대신 썼고, 생채기가 났을 때나 벌레한테 물렸을 때 날것을 짓찧어 바르기도 했으며, 과자나 빵 같은 것이 없던 시절에 아이들이 더러 간식거리로 뜯어먹기도 했다.
오래 전에 충청북도 충주에 살던 8살 된 꼬마가 골수성백혈병에 걸려서 병원에서 치료를 했으나 고칠 수가 없다고 하여 병원 치료를 그만두고 도와 달라고 찾아왔다. 병원에서 골수 이식을 하면 회복될 가망이 있다고 했지만 아버지나 어머니와도 혈액형이 맞지 않았다. 게다가 외아들이어서 형제도 누이도 없었다. 그래서 골수 이식도 못하고 꼼짝 없이 죽는 날만 기다리는 처지라고 하였다.
괭이밥을 써서 고쳐 보기로 작정하고 신선한 괭이밥을 따서 날것을 지장수(地漿水)로 김치를 담가서 사나흘 동안 푹 익혀서 하루에 30그램씩을 먹게 하였다. 이와 더불어 생즙을 짜서도 먹고 수시로 날것을 그냥 뜯어서 먹게 하였다. 아이는 혈소판도 줄어들어 마구 얻어맞기라도 한 것처럼 온 몸이 멍투성이가 되어 마치 얼룩 강아지 같았다. 괭이밥을 먹기 시작한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멍이 삭아서 없어지기 시작했다. 아이는 집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괭이밥을 뜯어먹느라고 손가락과 입술이 녹색으로 물이 들었다. 신맛이 강해서 먹기 어렵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아이는 전혀 신맛이 없고 맛이 아주 좋다고 대답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열심히 괭이밥과 지장수를 먹은 덕분에 4월에 치료를 시작해서 6월이 끝나기 전에 아이의 백혈병이 완전히 나았다는 병원의 판정을 받았다. 환자가 4월에 찾아 온 것이 다행이었다. 한겨울에 왔더라면 괭이밥을 구할 수가 없어서 고치기가 더 어려웠을 것이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아이와 연락이 끊긴 지 오래 되어 얼굴도 잊어버렸고, 그 뒤로 어떻게 되었는지 알 길이 없으나 아마 나이가 서른 살쯤은 되어 어디선가 건강하게 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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