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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야기-계절별 속담음식

단초화 2017. 6. 28. 13:14

유익한정보 - 음식이야기-계절별 속담음식



봄 음식 속담

‘춘곤기’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조상에게 봄은 궁한 계절이었다.

- ‘봄 떡은 들어앉은 샌님도 먹는다’

봄 나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엿보게 한다. 먹을 게 부족한 봄엔 점잔빼고 들어앉은 샌님도 떡을 먹고 싶어 했을 정도니까.

- ‘2월 가자미 놀던 뻘 맛이 도미 맛보다 좋다’

가자미가 음력 2월께 가장 맛이 뛰어나다는 것을 뻘·도미에 빗대 문학적으로 표현했다. 양력 3월께 전남 신안·진도에서 잡히는 가자미로 만든 무침 회는 별미다. 살이 쫄깃쫄깃하고 단단해 씹는 감촉이 그만이다. 흰 살 생선인 가자미는 단백질이 다른 생선보다 20%가량 많은 고단백 식품으로 유명하다.

- ‘3월 거문도 조기는 7월 칠산 장어와도 안 바꾼다’

봄철 조기와 여름철 장어에 대한 찬사다. 동해의 대표 생선이 명태라면 서해엔 조기가 있다. 특히 조기 살로 만든 죽은 어린이·노인의 훌륭한 영양식이다. ‘칠산 바다 조기 뛰니 제주 바다 복어 뛴다’는 속담도 있다. 조기는 제주도에서 겨울을 보내고 북상해 3월 말·4월 초 영광 칠산 앞바다에서 산란을 시작한다. 산란 무렵의 조기는 알이 꽉 차고 살이 올라 ‘밥도둑’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 ‘4월(음력) 삼치 한 배만 건지면 평양감사도 조카 같다’

삼치 철을 은연중에 암시한다. 봄(3∼6월)에 산란을 위해 회유하는 삼치는 4월께 맛이 절정이다. 이 속담은 ‘한밑천 단단히 잡는다’는 의미로 주로 쓰인다.

- ‘5월 도미는 쇠가죽 씹는 것만 못하다’

도미의 제철이 봄이 아님을 지적한 것이다. 도미는 겨울이 제철이다. 생선의 귀족으로 ‘백어(白魚)의 왕’이라고 불린다. 도미는 대가리 부분의 맛이 일품이다. 어두일미(魚頭一味)라는 고사성어는 도미의 대가리쪽이 최고로 맛있다는 데서 유래했다.



여름 음식 속담

여름이 제철인 식품이 별로 없어서인지 속담에서도 여름 음식은 홀대 받는다.

- ‘오뉴월 밴댕이’

변변치 못하지만 때를 잘 만났다는 뜻이다. 밴댕이는 음력 오뉴월에 가장 맛이 있다. ‘밴댕이 소갈딱지’는 속 좁고 너그럽지 못한 사람을 빗대어 부르는 말이다. 밴댕이는 몸 길이가 15㎝가량인 청어과 생선으로 소갈머리는 없어도 맛은 그만이다.



가을 음식 속담

가을은 식보(食補)를 위한 최고의 계절이다. 햇곡식·햇과일이 나오는 시기인 만큼 속담도 풍성하다. 특히 전어·아욱·배·낙지를 칭송한 속담이 많다.

- ‘가을에 전어를 구우면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

이외에도 가을 전어를 예찬하는 다양한 버전의 속담이 있다. 전어 맛의 절정은 11월이다. 이 시기에 잡히는 전어는 살이 통통하고 비린내가 적으며 뼈가 무르고 맛이 고소하다. ‘가을 전어의 대가리엔 참깨가 서말’이란 속담에선 조상들의 영양학 지식이 돋보인다. 가을 전어 맛의 비밀은 풍부한 지방에 있다. 전어의 지방 함량은 계절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데 가을엔 봄의 세 배다. 산란기(3~8월)엔 지방이 적어 맛이 떨어진다.

- ‘봄 도다리, 가을 전어’

가을 전어를 띄우기 위해 애꿎은 가을 도다리를 희생시킨 경우다. 엄밀히 말하면 도다리도 가을이 제철이다. 모든 생선의 제철은 종족 보존을 위해 몸에 영양분을 비축하는 산란 전이며 산란 후엔 영양·맛이 모두 떨어진다. 도다리는 겨울에 산란한다.

- ‘가을 아욱국은 마누라 내쫓고 먹는다’
- ‘가을 아욱국은 사립문 닫고 먹는다’

서리가 내리기 전 아욱의 맛이 유난히 좋다는 것을 나타낸다. ‘아욱으로 국을 끓여 삼 년을 먹으면 외짝 문으론 못 들어간다’는 속담도 있다. 아욱을 외짝 문으로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몸이 불어나게 하는 채소로 여겼던 거다. 요즘 관점에서 보면 아욱 농민에겐 그리 달갑지 않은(?) 속담이다. 실제 아욱은 다이어트에 유용한 채소여서다.

최근 안전성 논란에 휘말린 낙지도 속담에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옛 사람들에게 친근한 해산물(연체류)이었다.

- ‘봄 주꾸미, 가을 낙지’
- ‘봄 조개, 가을 낙지’
- ‘오뉴월 낙지는 개도 안 먹는다’는 속담은 낙지의 제철이 가을임을 강조한 것이다.

- ‘가을 배와 고등어는 며느리에게 주지 않는다’는 속담도 있다.

건강에 이롭다는 의미다. 우리 속담에서 며느리는 흔히 까닭 없이 미운 상대로 출연한다.

- ‘봄볕엔 며느리, 가을볕엔 딸을 내 보낸다’는 속담도 따갑고 자외선이 강한 봄볕이 여성의 피부에 해롭다는 것을 뜻한다.

- ‘배 먹고 이 닦기’

배를 먹고 남은 속으로 이를 닦으면 이가 잘 닦인다는 속담이다.

배는 사과와 함께 가을 과일을 상징한다. 당도가 사과보다 낮지만 더 달게 느껴진다. 배를 먹을 때 까슬까슬한 식감을 주는 석세포(돌세포)때문이다. 석세포를 씹을 때 과즙이 더 많이 나와서다. 석세포는 이뇨 효과가 있고 변비 예방에 유익하며 치아를 깨끗이 하는 용도로도 유용하다.

- ‘가을 상추는 문 걸어놓고 먹는다’

상추를 여름 채소로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장마가 물러난 뒤부터 가을까지가 제철이다. 상추는 성질이 냉한 식품인 데다 서늘하고 시원한 날씨를 좋아한다. 배처럼 치약 대신 쓸 수 있다. 해가 짧은 가을·겨울에 우울증으로 식욕 부진에 빠진 사람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겨울 음식 속담

겨울 음식 속담의 주역들은 갈치·꽁치·명태·무 등이다.

- ‘10월(음력) 갈치는 돼지 삼겹살보다 낫고 은빛 비늘은 황소 값보다 높다’

늦가을에서 겨울이 제철인 갈치를 우리 조상은 이렇게 묘사했다. 갈치는 제주 은갈치와 목포 먹갈치가 유명하다. 같은 종인데 낚시로 잡으면 은갈치, 그물로 잡으면 먹갈치다. 회는 은갈치로만 뜬다.

- ‘꽁치는 서리가 내려야 제 맛’

꽁치 맛의 절정기가 서리가 내리는 10, 11월임을 나타낸다. 꽁치는 계절별로 지방 함량이 다르다. 여름엔 꽁치 100g당 10g 정도에 그치지만 11월엔 20g까지 올라간다. 등 푸른 생선의 일종인 꽁치는 혈관 건강에 유익한 DHA·EPA 등 오메가-3 지방이 풍부하다. ‘꽁치가 나면 신경통이 들어간다’는 속담도 있지만 과학적인 근거는 찾기 힘들다.


서양엔
- ‘아침에 사과 하나를 먹으면 의사의 얼굴이 파래진다’
- ‘토마토를 즐겨 먹으면 의사 낯빛이 변한다’
와 같이 웰빙 식품을 의사의 밥벌이에 빗댄 격언이 있다.

이와 비슷한 우리 속담이
- ‘겨울에 무, 여름에 생강을 먹으면 의사를 볼 필요가 없다’
- ‘겨울 무 먹고 트림을 하지 않으면 인삼 먹은 것보다 효과가 있다’

겨울철이 되면 시금치·김장 김치 외에 푸른 잎채소를 구하기 힘들어 비타민 섭취가 부족했던 과거엔 겨울 무가 의사 역할을 충분히 했음 직하다.

- ‘눈 본 대구요, 비 본 청어

대구는 눈이 오는 겨울, 청어는 비 내리는 봄에 많이 잡힌다는 뜻으로 옛 어부들에게 퍽이나 유용한 정보였을 것이다. 



① 봄철 음식
봄철 명절 : 삼짇날ㆍ한식
음력 2월 : 냉이ㆍ달래ㆍ씀바귀(봄나물)
음력 3월 : 개피떡ㆍ도미국수ㆍ복어국ㆍ조기ㆍ쑥국ㆍ화전ㆍ녹두묵(탕평채)

② 여름 음식
여름 명절 : 초파일ㆍ단오ㆍ유두ㆍ삼복
음력 4월 : 검은콩ㆍ미나리
음력 5월 : 앵두(단오 무렵)
음력 6월 : 개고기ㆍ삼계탕ㆍ깻국탕ㆍ준치국

③ 가을 음식
가을 명절 : 철석ㆍ백중ㆍ추석ㆍ중양절
음력 7월 : 애호박ㆍ밀전병
음력 8월 : 토란
음력 9월 : 밤ㆍ국화ㆍ아욱ㆍ유자ㆍ추어탕

④ 겨울 음식

겨울 명절 : 동지ㆍ섣달그믐ㆍ설ㆍ대보름
음력 10월 : 연포탕
음력 11월 : 팥죽ㆍ동치미
음력 12월 : 가자미식해ㆍ고구마ㆍ메밀묵




사계절 아우르는 음식 속담

- ‘봄 조기, 여름 농어, 가을 갈치, 겨울 동태’라는 속담이 있다. 우리 선조들이 각 계절의 대표 생선으로 여긴 것들이다. 일반적으로 생선의 제철은 몸에 각종 영양소를 비축하는 산란 직전이다.

- ‘밥은 봄같이 먹고, 국은 여름같이 먹고, 장은 가을같이 먹고, 술은 겨울같이 먹어라’는 속담은 선조들이 아침 식사 때 오순도순 나눈 밥상머리 교육의 한 대목이다.

사계절의 기온과 관련 지어 각 음식의 섭취·보관법을 가르쳤다. 밥은 따뜻하게, 국은 뜨겁게, 장은 서늘하게, 술은 차게 마셔야 한다는 것을 운치 있게 설명한 것이다.

- ‘봄 조기, 여름 농어, 가을 갈치, 겨울 동태’라는 속담은 조상들이 본 계절별 대표 생선 리스트다. 동태는 얼린 명태다. 명태는 동태 외에도 명칭이 ‘오만가지’다. 생물 상태인 것이 생태, 말린 것이 북어 혹은 건태, 덕장에서 얼렸다 녹였다 한 것이 황태, 내장을 빼고 반 건조시킨 것이 코신, 하얗게 말린 것이 백태다.

여름철 생선의 으뜸으로는 농어를 쳤다. ‘가을 천둥소리에 놀라 농어가 깊은 바다로 도망 간다’는 일본 속담이 있을 정도로 농어는 여름이 지나면 잡기 힘들다. ‘바다의 웅담’으로 통하는 농어는 『동의보감』에 ‘오장을 보하고 위를 고르게 하며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한다’고 기술돼 있다.

- ‘가을비는 떡비요, 겨울비는 술비’라는 속담엔 우리 조상의 생활상이 담겨 있다. 곡식이 넉넉한 가을에 비가 오면 떡을 해먹으며 쉬고, 겨울에 비가 오면 술을 마시며 보낸 정겨운 풍경이 그려진다. 속담은 아니지만 된장국(토장국)엔 철마다 다른 재료가 들어간다.

봄엔 냉이·달래 등 봄나물과 조개, 여름엔 근대·시금치·솎음배추, 가을엔 아욱·배추속대, 겨울엔 시래기가 잘 어울리는 건지감이다.


계절별로는
‘밥은 봄같이 먹고, 국은 여름같이 먹고, 장은 가을같이 먹고, 술은 겨울같이 먹으랬다’.

밥은 따뜻하게, 국은 뜨겁게, 장은 서늘하게, 술은 차게 마셔야 한다는 음식과 술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온도를 사계절 기후변화에 빗대 재치 있게 나타낸 지혜가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