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연간 7만명… 30일 이내 사망률 30% 달해
비정상 체온, 숨 1분에 20회 이상 쉬면 병원 찾길
지체하면 심장 등 다발적 장기 손상으로 이어져
가정주부 김모(70)씨는 얼마 전 패혈증(敗血症) 때문에 응급실에 실려갔다. 조금만 늦었다면 사망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처음엔 감기 증상이 나타났다. 기침과 함께 가래가 생기고 열이 올랐다. 김씨는 약국에서 종합감기약을 사먹었지만 전혀 차도가 없었다. 5일째가 됐을 때 숨 쉬기가 힘든 상황이 됐고, 아들 내외를 알아보지 못하는 혼미한 상태였다. 한밤중에 응급실로 옮겼을 때 혈압은 68/43㎜Hg(정상 120/70㎜Hg)으로 떨어져 있었다. 맥박이 1분당 142회(정상 범위 60~80회/분), 호흡이 1분당 24회(정상 범위 12~18회/분)였다. 백혈구 수치도 크게 올라 있었고, 우측 폐에서 염증이 발견됐다. 주치의는 "폐의 염증이 전신에 퍼진 패혈증"이라고 말했다.
◇패혈증 환자 연간 7만명 발생
패혈증은 균이 몸 안에 들어와 염증을 만들고 혈액을 통해 전신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병이다. 패혈증 환자의 30일 이내 사망률이 20~30%로, 뇌졸중(9.3%)·심근경색(2.7~9.6%)보다 높다. 지난해 국내 패혈증 환자는 6만9864명이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자칫하면 생명까지 빼앗을 수 있는 병이지만, 패혈증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적다.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김규석 교수팀이 108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패혈증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27%에 불과했다. 뇌졸중(93%), 심근경색(80%)에 대한 인지도보다 훨씬 낮은 것이다.
패혈증 하면 대부분 익히지 않은 어패류를 먹은 뒤 걸리는 비브리오패혈증을 떠올린다. 하지만 비브리오패혈증 발생 비율은 전체 패혈증의 1~2%에 불과하다. 김규석 교수는 "전체 패혈증의 45%는 폐렴, 19%는 신우신염 같은 요로감염, 15%는 간담도염에서 비롯된다는 외국 연구가 있는데, 우리나라도 비슷할 것"이고 말했다. 욕창·복막염·뇌막염·심내막염 등이 1~2%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면역력 낮은 고령자 위험 높아
염증이 한곳에 집중된 패혈증 초기에는 열이 38도 이상으로 오른다.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손장욱 교수는 "염증 물질은 혈관을 넓히는 작용을 한다"며 "그래서 염증이 심해질수록 피의 흐름이 정체되면서 혈압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 ▲ 그래픽=김현국 기자
혈액순환이 안 되면 몸 안에서 산소 부족을 해결하려고 심장이 평소보다 열심히 뛰고, 폐도 숨을 과하게 쉰다. 하지만, 염증 물질이 계속 나와서 혈관을 계속 넓히면 결국 심장과 폐도 탈진 상태에 이른다. 뇌·신장(콩팥) 같은 장기도 산소 부족으로 점차 기능을 잃는다. 손장욱 교수는 "패혈증 사망 원인은 결국 다발성 장기부전"이라며 "초기 증상 발생 6시간 내에 병원 치료를 받으면 패혈증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패혈증 초기 증상은 ①체온이 38도 이상 올라가거나 36도 이하로 떨어지고 ②숨을 1분에 20회 이상 쉬며 ③맥박이 1분에 90회 이상 뛰고 ④의식이 떨어지는 것이다. 김규석 교수는 "4가지 중 2가지 증상이 나타날 때 응급실로 가면 간단한 치료만으로 완쾌할 수 있다"며 "패혈증에 취약한 70세 이상이나 항암제·면역억제제를 쓰는 사람, 간 질환자, 위절제를 한 사람은 이런 증상을 알아두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초기엔 간단한 치료로 완쾌
패혈증은 증상을 억제하는 것 이외의 치료법이 아직 없다. 순식간에 증상이 악화될 수 있고, 치료도 병원에서 전문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환자는 입원을 해야 한다. 초기일 땐 일반 병실에서 항생제만 써도 된다. 하지만 열이 오르고 혈압이 떨어지면 수액치료를 하고, 숨이 가쁘면 산소호흡기를 해야 한다. 손장욱 교수는 "몸 상태가 악화되면 결국 중환자실에서 혈압을 올려주는 약이나 투석 치료 등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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